
운전만 잘하면 차는 오래 탄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정비소에서 들은 한마디가 생각을 바꿔놓았습니다. "기름값보다 습관이 차를 더 빨리 망가뜨린다"는 말이었습니다. 별생각 없이 반복하던 행동들이 실은 차량 수명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던 겁니다.
방지턱 앞 급브레이크, 안전한 줄 알았는데
방지턱 앞에서 세게 브레이크를 밟는 게 오히려 안전한 운전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예전에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방지턱 직전에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량의 하중이 앞으로 급격히 쏠립니다. 이때 서스펜션(suspension)에 과부하가 걸립니다. 서스펜션이란 노면에서 오는 충격을 흡수하고 차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완충 장치입니다. 하중이 앞으로 쏠린 상태에서 방지턱을 넘으면 이 장치가 정상 범위 이상의 충격을 받게 되고, 반복될수록 내구성이 떨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차고가 낮은 차량의 경우 앞 범퍼 하단부가 방지턱에 긁히는 일도 생깁니다. 저는 한동안 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앞쪽에서 "툭" 하는 충격음이 났는데, 정비소에서 점검을 받아보니 서스펜션 쪽에 부담이 누적된 상태였습니다. 기사님이 "방지턱은 미리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넘어야 차가 덜 상한다"고 하셨는데, 그때서야 제 습관이 문제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올바른 방법은 방지턱 훨씬 전부터 속도를 줄이는 겁니다. 바로 앞에서 급감속하는 게 아니라, 브레이크를 미리 밟아 자연스럽게 감속한 뒤 방지턱을 통과하는 것이 서스펜션과 범퍼 하단부를 보호하는 방법입니다.
핵심 포인트:
- 급브레이크 시 차량 하중이 앞으로 쏠려 서스펜션에 과부하 발생
- 차고가 낮은 차량은 범퍼 하단부 스크래치 위험
- 방지턱 통과 전 미리 감속해 차량이 수평을 유지한 상태로 넘을 것
제자리 핸들 돌리기, 타이어가 버티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주차할 때 차를 멈춘 상태에서 핸들을 끝까지 돌리는 것,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는 괜찮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고요.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제가 좁은 주차장을 자주 이용하던 시절,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면서 매번 정차 상태에서 핸들을 끝까지 돌리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앞 타이어를 보니 한쪽이 유독 심하게 마모된 상태였습니다. 얼라이먼트(alignment) 검사를 받아보니 상태가 꽤 틀어져 있었습니다. 얼라이먼트란 타이어가 지면과 올바른 각도를 유지하도록 바퀴의 방향을 정렬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게 틀어지면 타이어가 고르게 닳지 않고 특정 부위만 집중적으로 마모됩니다.
정비사분께서 제자리 핸들 조작이 타이어 집중 마모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짚어주셨습니다. 물론 최근 차량들은 파워 스티어링(power steering) 시스템이 개선되어 예전보다 부담이 줄긴 했습니다. 파워 스티어링이란 운전자가 핸들을 쉽게 돌릴 수 있도록 유압이나 전동 모터가 보조해주는 장치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자리 핸들이 완전히 무해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반복 횟수가 쌓이면 타이어 마모는 물론 스티어링 부품에도 부담이 갑니다.
해결 방법은 단순합니다. 차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상태에서 핸들을 돌리면 됩니다. 정차 중에 돌리는 것과 서행 중에 돌리는 것의 타이어 부담 차이는 꽤 크다는 걸, 타이어를 교체하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데이라이트 켜졌다고 라이트 켠 게 아닙니다
야간 주행 중 라이트를 안 켰는데 본인은 모르는 경우, 생각보다 훨씬 흔합니다. 저도 한 번 경험했습니다. 밤에 시내를 달리다가 맞은편 차량이 경적을 울렸는데, 처음엔 영문을 몰랐습니다. 알고 보니 저는 데이라이트(daytime running light, DRL)만 켜진 채로 전조등을 끈 상태로 주행하고 있었습니다.
데이라이트란 주간 시인성 확보를 위해 시동이 켜지면 자동으로 점등되는 전방 보조등입니다. 차 안에서는 계기판도 밝고 가로등 덕분에 앞이 잘 보여서 라이트를 켠 줄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밖에서 보면 전조등이 꺼진 차량은 식별이 늦어져 접촉사고 위험이 커집니다.
도로교통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야간 교통사고는 주간 대비 사망률이 높고, 그 원인 중 하나로 피해 차량의 늦은 인지가 꼽힙니다(출처: 도로교통공단). 전조등 하나의 차이가 사고 여부를 가를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도 야간 주행 전 전조등 점등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교통안전공단). 이 부분은 단순한 차량 관리 문제가 아니라 안전 의식의 문제입니다. 데이라이트가 켜져 있어도 라이트 스위치가 오토(AUTO) 위치에 있는지, 전조등이 실제로 점등됐는지 야간 출발 전에 꼭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제가 그날 이후 반드시 지키는 습관입니다.
차량 수명은 정비보다 습관이 먼저 결정합니다
세 가지 습관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 번으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수백 번, 수천 번 반복되면 차량 하체, 타이어, 조향 계통에 누적 손상을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저는 첫 차를 타면서 정비에 돈을 쓰는 것이 차를 오래 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엔진오일이나 소모품 교환보다 운전 습관을 바꾸는 것이 차량 수명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작은 습관 하나가 타이어 교체 주기를 앞당기거나, 서스펜션 수리비를 만들어냅니다. 오래된 운전자일수록 "이 정도는 괜찮다"는 확신이 오히려 방심이 될 수 있다는 점, 한 번쯤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